≪아기돼지 날개책≫은 모두 네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꽃밭에서 놀아요` 편에서는 곤충들을 만나 서로 어우러지고, `친구가 좋아요` 편에서는 다른 종류에 속하는 동물들을 친구로 삼고, `여행은 신나요` 편에서는 더 넓은 세계를 만나며, 마지막 `시장에 가요` 편에서는 갖가지 물건들을 구경한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 왼쪽 면에는 실제 사물을 그린 그림과 글자를 제시하고, 바로 오른쪽 면에는 그 글자와 이어지는 주인공 아기돼지의 경험을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묘사했다. 마지막으로 날개를 열면 이야기에 따른 반전이 재치 있게 깔려 있다. 이렇게 세 장면을 모두 통합해 보면 점진적인 구성을 띠고 있어 그림과 글자의 연계, 이야기의 흐름을 접하며 언어 표현 능력뿐 아니라 창의력과 적응력 발달에도 도움을 주는 날개책이다.
흔히 유아들이 처음으로 보는 그림책의 그림은 `실제로 본 적 있는 사물을 그린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들 한다. 그래야 익숙지 않은 인물이나 장소에 대한 상상력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고를 갖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화가 김은주의 그림은 빼어나다. 곤충에 몸에 돋은 잘디잔 솜털이나 날개의 결까지 섬세하게 잡아내는 등 시각적 혼란을 없애고 생동감과 사실성을 잘 살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만큼 선은 간결하고 부드럽게 흐르며, 색은 아이들의 정서와 기호에 맞게 호기심을 일으키는 중심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다. 주인공 아기돼지의 오동통한 몸짓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아이들은 세상을 향해 펼친 날개에 몸과 마음을 싣고 건강하게 자라날 것이다.
글: 문윤희
1968년에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그림책 전문 출판사 보림에서 0∼3세용 그림책 전문 기획자로 일했습니다. 현재 어린이책 기획 회사 `동심여선`을 이끌고 있으며, 육아 포털 사이트 `0to7.com`에서 그림책과 관련한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기획한 그림책에는 ≪열두 띠 동물 까꿍 놀이≫와 ≪나처럼 해봐요, 요렇게!≫가 있고, 창작한 그림책에는 육아서 ≪책 만드는 엄마의 그림책 일기(근간)≫와 ≪어린이 동물원(근간)≫ 등이 있습니다.
그림: 김은주
1995년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그 후 이탈리아 에우로뻬오 디자인 학교(Europeo do Design)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습니다. 1996년 출판미술대전에서 토이북 부문 우수상을 받았고, 반도 콩쿠르(Bando di Concorso)에서 그림책 부문 입상을 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그린 그림책 ≪가가의 모험≫과 영국에서 그린 그림책 ≪Why am I so small?≫을 비롯하여 좋은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